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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원소가 협천자를 하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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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호

지역 미설정 · 방금 전 · 조회 1 · 공감 0 · 댓글 0
(삼국지) 원소가 협천자를 하지 않은 이유_1.webp

삼국지에서 원소와 조조를 가른 가장 결정적인 대전략이 협천자이고.

그렇기에 전풍의 협천자 주장을 컷한 원소가 대단히 저평가를 당하고.

나도 예전에는 원소가 바보처럼 느껴졌지만, 최근 생각이 달라졌음.

일단 조조가 알차게 써먹은 것에서 드러나듯, 협천자의 효용성 자체는 대단함.

당장 조조가 원소 턱 밑까지 추격한 것도 협천자 덕분이고.

근데 문제는 원소 세력에겐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거임.

원소는 이미 대외적으로 헌제를 동탁이 세운 '괴뢰 황제'라고 취급했음.

대놓고 반대하는 수준을 넘어서, 아예 심지어 유우를 황제로 옹립하려고 하기도 했고.

그런 상황에서 헌제를 데려와서 협천자를 한다?

이건 당장 원소 개인의 위신이 그대로 박살나는 거임.

고작 위신 때문에 실리를 놓치냐고 물을 수도 있는데.

원소 세력의 특수성을 알면, 고작 위신 따위가 아니라는 걸 알 거임.

일단 협천자를 알차게 써먹었던 조조 세력은 조직력이 대단히 뛰어남.

기본적으로 군권은 혈연으로 맺힌 친족 장수들을 중심으로 장악했고.

그밖에도 동향인 연주 출신으로 내부가 끈끈하게 이어져 있음.

그렇기에 황제라는 커다란 명분이자, 폭탄을 품고도 약간의 내흉은 있었으나, 비교적 멀쩡했던 거고.

반면 원소 세력은 철저하게 원소 개인의 정치력과 개인기로 만들어진 세력임.

정치적 동지나, 부하 장수는 있지만 원소 개인이 확실하게 믿을 만한 친위세력이 존재하지 않음.

원래라면 중심이 되어야 할 친족, 대다수의 원씨는 이미 낙양에서 동탁한테 목 잘렸고.

그나마 남아 있는 놈들도 적통인 원술에게 전부 몰려 있음.

조카인 고간 정도가 믿을 만하지만, 그게 전부임.

그래서 나중에는 원희, 원담에게 유주와 청주를 맡겨서 친위세력으로 삼은 거고.

그런 티끌 같은 친족을 제외하면, 청류파 시절 쌓은 인맥. 기주를 비롯한 하북 출신 호족. 원소 개인의 명망을 쫓아서 사방팔방 모인 선비 등 그야말로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얼기설기 묶여 있던 게 원소군임.

그렇기에 조조처럼 친족 장수가 있어서 혈연으로 군권을 확실하게 장악할 수 있던 것도 아니고.

같은 동향 출신으로 묶여서 지연으로 묶을 수 있는 것도 아님.

그런데도 생전에 세력이 그나마 멀쩡했던 건, 철저하게 원소 개인의 정치력과 과거 청류파의 거두였던 시절부터 쌓아온 위신 덕분임.

마치 붕당을 적극적으로 밀어주면서 신하들 휘어 잡았던 선조나 숙종처럼. 원소도 본인이 정치판 중심에 앉아 심판노릇 하면서 은근하게 부하, 책사, 호족 간의 정치질을 조장하면서 밸런스를 잡았던 건데. 여기서 무게를 잡아주던 원소 개인의 위신이 깎이는 순간 바로 균형이 무너짐.

관도대전 때 저수나 전풍을 숙청했던 것도 같은 이유고. 패전하면서 원소 본인의 무게감이 깎였으니, 내부의 반대론자이자, 기주 호족의 대표주자들을 숙청함으로서 억지로라도 휘어잡을 수밖에.

어쨌든 이렇게 내부결속이 개판이던 게 원소군인데.

여기에 황제를 위시한 조정 관료까지 들어온다?

심지어 이제까지 괴뢰 황제라며 인정 안 했던 황제가?

어쨌든 황제라는 타이틀 하나 만으로 내부의 폭탄이 되기 충분한 놈이?

조조와 달리 확실한 친위 세력도 없고, 내부결속도 뛰어나지 못한 원소 입장에선 개판나기 딱 좋음.

자칫 잘못했다간 내부 정치의 중심축이 원소가 아니라 황제가 될 수도 있고.

거기다 헌제가 장안을 탈출하던 시점에는 아직 공손찬도 멀쩡하게 살아있었음.

계교 전투 이후, 공손찬을 몰아넣고 일방적으로 후드려패던 시점이긴 하지만.

공손찬 역시 역경루에서 우주방어 펼치면서 간간이 역공을 하기도 했고.

공손찬 자체가 용병술 하나는 괴물 같은 양반이기에, 원소도 긴장을 놓을 수가 없는 시점임.

그런 상황에서 협천자를 해놓고, 공손찬 막타치려고 자리 비웠다가 헌제한테 본진 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 그렇다고 공손찬을 멀쩡히 내버려두자니, 혹시나 다시 재기할지도 모르고.

그런 상황에서 자칫 내부 분열을 일으킬 수도 있는 협천자는, 원소 입장에선 오히려 득보단 실이 더 큼.

물론 공손찬 확실하게 끝내고, 내부 교통정리까지 마친 이후에는 원소 개인도 협천자를 아쉬워하긴 했으나, 협천자 주장이 나왔던 시점에서 협천자는 원소에겐 독이 든 성배 혹은 계륵이나 다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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