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은 필요없다고 뚝심있게 밀고 나간 육아
아동관 지도원(60세) 투고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 문제로 고민하는 모습을 다룬 3일자 지역면의 기사를 읽고 예전 우리집 풍경이 떠올랐다.
두 아들이 초등학생이 되었을 때 가정용 게임기가 대유행했다.
'다들 가지고 있다', '화제에 어울릴 수 없다' 며 졸라댔다.
하지만 나는 완강하게 거부했다.
당시, 특히 둘째아들의 열의가 대단해서 용돈을 모으려고도 했다.
집에 택배가 올때마다 '게임기야?' 라며 눈을 빛냈다.
'복권 당첨되면 사줄거야?' 라고 천진난만하게 물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기도 했다.
그래도 나는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경험을 쌓아주길 바랐다.
게임은 어른이 되어서 해도 늦지 않다.
'돈을 벌 수 있게되면 그때 직접 사라' 고 단호하게 말했다.
성인이 된 둘째는 진짜로 첫월급을 받고 게임기를 샀다.
감상을 물어보자 '금방 질렸다. 이제 어른이니까' 라며 웃었다.
나는 지금도 게임기를 사주지 않은게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아들은 그 때 그 시간에 유행하는 게임을 하고싶었을거야...

나도 게임이 금지된 환경에서 자랐다.
18살에 아내를 만나 함께 살기 시작했다.
월세 5만 엔짜리 빌라에 누워 몸을 쭉 폈을 때 (드디어 자유로워졌다!)라며 눈물이 났다.
게임기(세가 새턴)를 구입하면서 프로그래밍이 평생의 취미가 되었고, 이윽고 내가 만든 게임이 다이소에서 판매되었다.
패키지로 포장되어 매대에 진열된 내 게임을 부모님께 보여드렸을 때,
아들이 게임 회사에 프로그래머로 입사했다고 보고했을 때,
부모님이 어떤 표정을 지으셨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우리 가족이 게임에 대해 서로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늘 지켜보고 계셨을 거라 생각한다.
아들이 초등학생이었을 때, Wii 보드라는 체중계 게임이라면 할아버지, 할머니도 함께 즐기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챙겨갔다.
그 결과 골프, 스키점프, 좌선 게임을 하며 최고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정말 멋진 하루였다.
몇 십 년이나 걸렸지만, 게임이라는 문화가 그저 시간 낭비가 아니라 영화만큼 훌륭한 이야기가 있고,
장기만큼 승부로서 완성되어 있다는 점이 전해졌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인생은 부모님께 그것을 전하기 위한 인생이었던 것 같기도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