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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1359

DC) 역대 감독들이 영화화한 배트맨 시리즈들의 비교글.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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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man directors. : r/DC_Cinematic

팀 버튼, 조엘 슈마허, 크리스토퍼 놀란, 잭 스나이더, 맷 리브스.

(6번째 인물은 [브레이브 앤 볼드] 감독으로 내정된 안드레이 무시에티)

배트맨은 슈퍼히어로 중에서도 유난히 감독의 색을 크게 받아들이는 캐릭터다.

그는 탐정일 수도 있고, 괴물일 수도 있으며, 귀족적 고아일 수도 있다.

도시를 구하는 상징이 될 수도 있고, 범죄자를 공포로 다스리는 자경단이 될 수도 있으며,

자기 상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폭력을 반복하는 병리적 인물로도 읽힌다.

그래서 배트맨 영화의 역사는 단순히 배우가 바뀐 역사가 아니라, 감독들이 배트맨에서 서로 다른 장르와 미학을 끌어낸 역사에 가깝다.

팀 버튼은 배트맨을 고딕 동화 속 괴물 귀족으로 만들었고, 조엘 슈마허는 네온 오페라와 장난감적 캠프의 중심으로 밀어넣었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배트맨을 현대 도시의 제도와 상징을 건드리는 전략적 프로젝트로 만들었고,

잭 스나이더는 신과 괴물의 시대에 타락한 인간 전사로 재구성했다.

맷 리브스는 다시 고담의 비와 어둠 속으로 내려가, 아직 윤리를 배우지 못한 젊은 탐정으로 배트맨을 바라본다.

이 다섯 버전은 모두 “배트맨”이지만, 사실상 서로 다른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의 차이가 이야기, 빌런 선정, 색채, 구도, 액션, 고담의 질감까지 전부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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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팀 버튼의 배트맨: 고담이라는 악몽이 낳은 괴물 귀족

팀 버튼의 [배트맨]과 [배트맨 리턴즈]에서 배트맨은 “범죄와 싸우는 훈련된 인간”이라기보다,

고담이라는 기괴한 세계가 낳은 또 하나의 기형적 존재다.

이 영화들에서 브루스 웨인은 정상인인 척하는 억만장자가 아니다.

마이클 키튼의 브루스는 사람들 사이에 있어도 어딘가 비어 있고, 자기 저택 안에서도 유령처럼 떠돈다.

그는 낮에는 사교계의 주인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세계에 속하지 못한다.

밤에 배트맨이 되어서야 비로소 자기 형상을 찾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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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의 고담은 현실 도시가 아니다.

고층빌딩과 성당, 아르데코와 독일 표현주의, 검은 철골과 안개, 거대한 석상과 어둡게 젖은 거리들이 뒤섞인 악몽의 도시다.

이곳은 범죄가 발생하는 도시라기보다, 오래된 상처와 욕망이 괴물의 형태로 자라나는 무대다.

이 세계에서 빌런들은 배트맨이 물리쳐야 할 외부의 악이 아니라, 배트맨과 같은 계열의 존재들이다.

9 Ways Tim Burton's 'Batman' Changed Superhero Movies Forever

잭 니콜슨의 조커는 살인마이자 광대지만, 동시에 브루스 웨인의 가면놀이를 뒤틀어 반사하는 인물이다.

브루스가 상처를 검은 박쥐로 감춘다면, 조커는 상처와 광기를 새하얀 얼굴과 붉은 입술로 과시한다.

둘 다 가면을 쓴 존재이고, 둘 다 고담의 어둠에서 태어난 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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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리턴즈]에 이르면 이 구조는 더 노골적이다.

펭귄은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가 하수도에서 괴물 귀족으로 돌아온 존재다.

그는 사회의 바깥으로 밀려난 자가, 다시 사회의 중심을 차지하려는 욕망의 형상이다.

캣우먼은 셀리나 카일이라는 억압받던 여성이 죽음과 부활을 거쳐,

성적이고 공격적인 고양이 괴물로 다시 태어난 존재다.

배트맨, 펭귄, 캣우먼은 모두 고담이 버리거나 부순 사람들이다.

차이는 그 상처가 어떤 형상을 얻었는가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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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배트맨 리턴즈]는 사실상 슈퍼히어로 영화라기보다, 크리스마스 고딕 동화에 가깝다.

눈 내리는 도시, 검은 박쥐, 하수도의 펭귄 군단, 붉은 장식과 차가운 조명, 무도회와 가면, 고양이와 채찍.

이 모든 요소는 현실적 범죄극보다 동화의 악몽에 가깝다.

버튼은 배트맨을 사회 질서의 수호자로 찍기보다,

사회에서 떨어져 나온 괴물들이 서로를 알아보고 상처 입히는 멜로드라마로 찍는다.

팀 버튼의 배트맨이 흥미로운 이유는 그가 배트맨을 반드시 정의로운 인물로 숭배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는 배트맨을 이해하지만, 배트맨 역시 고담의 괴물적 병리 안에 놓는다.

버튼에게 브루스 웨인은 도시를 치료하는 의사가 아니다.

그는 도시의 병이 가장 아름답고 귀족적인 형태로 굳어진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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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조엘 슈마허의 배트맨: 네온, 캠프, 장난감, 그리고 과잉된 쇼

조엘 슈마허의 [배트맨 포에버]와 [배트맨 앤 로빈]은 오랫동안 조롱받아왔다.

하지만 그것을 단순히 “망가진 배트맨”으로만 보면 놓치는 게 있다. 슈마허에게도 분명한 미학이 있다.

그는 배트맨을 고딕 악몽에서 꺼내, 네온 조명과 클럽 문화, 장난감 광고와 캠프적 과잉이 뒤섞인 슈퍼히어로 오페라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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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의 고담이 밤과 석상과 하수도의 도시였다면,

슈마허의 고담은 형광색과 거대한 조각상, 비현실적 건축물과 과장된 세트의 도시다.

현실적인 거리감은 거의 없다. 모든 것은 너무 크고, 너무 번쩍이며, 너무 장식적이다.

[배트맨 포에버]부터 고담은 실사 영화의 도시라기보다 테마파크나 뮤직비디오 세트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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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앤 로빈]에서는 이 경향이 극단으로 치닫는다.

얼음, 식물, 네온, 근육질 수트, 거대한 장난감 같은 차량들이 화면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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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마허의 배트맨은 버튼의 괴물 귀족도, 놀란의 작전적 상징도 아니다. 그는 슈퍼히어로 상품 이미지에 가까운 존재다.

수트는 전술 장비라기보다 근육과 성적 이미지, 로고와 색감의 전시물처럼 찍힌다.

배트맨, 로빈, 배트걸이 함께 포즈를 취할 때 이들은 범죄를 수사하는 인물이 아니라, 완성된 캐릭터 상품 라인처럼 보인다.

이 점은 분명히 비판받을 수 있지만, 동시에 슈마허가 배트맨을 어둠의 병리보다 “팝 아이콘”으로 보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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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마허의 빌런들은 내면의 어둠보다 콘셉트와 쇼맨십이 앞선다.

리들러는 인정 욕구와 지적 열등감의 인물이지만,

영화는 그를 심리적으로 파고들기보다 짐 캐리의 몸짓과 초록색 과잉, 텔레비전과 전자파 이미지로 폭발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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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페이스는 하비 덴트의 비극이라기보다 흑백 의상과 광기 어린 웃음, 장난감 같은 쌍권총의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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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앤 로빈]의 미스터 프리즈는 아내를 구하려는 비극적 동기가 있지만,

영화 안에서는 얼음 말장난과 푸른 조명, 냉동 장비의 쇼맨으로 더 강하게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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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즌 아이비 역시 생태 테러리스트라기보다 녹색과 붉은 머리, 독성의 팜파탈 쇼에 가깝다.

슈마허 영화에 아무 서사적 탐구나 감정이 없는 건 아니다. 오히려 스토리라인은 상당히 정통적인 배트맨 드라마다.

문제는 그 드라마가 영화의 표면적 과잉과 계속 충돌한다는 점이다.

슈마허는 진지한 트라우마를 다루고 싶어 하면서도, 동시에 모든 장면을 네온과 농담, 대형 세트와 과장된 빌런 연기로 밀어붙인다.

[배트맨 포에버]에서는 그 균형이 간신히 어느 정도 유지되지만,

[배트맨 앤 로빈]에 이르면 감정 드라마는 거의 장난감 쇼의 소음 속에 묻힌다.

슈마허의 색채는 버튼보다 훨씬 원색적이다. 초록, 보라, 핑크, 파랑, 은색, 얼음빛, 형광 조명이 화면을 지배한다.

버튼의 색이 고딕적 우울을 장식했다면, 슈마허의 색은 현실감을 지우고 만화책 표지나 클럽 무대처럼 공간을 바꾼다.

구도 역시 인물을 심리적 고립 속에 놓기보다, 과장된 세트와 장식 속에서 포즈를 취하게 한다.

이 세계의 배트맨은 밤의 유령이 아니라 네온 무대의 주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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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마허 배트맨은 결과적으로 배트맨의 어둠을 희석시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배트맨이 가진 캠프성, 상품성, 팝아트적 육체성을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낸 감독이기도 하다.

배트맨은 언제나 어두운 복수자만은 아니었다.

만화사 속 배트맨은 때로 장난감 같고, 과장되고, 어린이 모험극적이며, 빌런들은 테마파크처럼 화려했다.

슈마허는 바로 그 계보를 실사 블록버스터로 밀어붙였다.

그 미학은 분명 실패했지만, 미학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너무 노골적으로 있었기 때문에 망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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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상징, 제도, 도시 시스템, 그리고 공포 전략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 3부작은 버튼과 슈마허 이후 배트맨을 완전히 다시 설계했다.

놀란에게 배트맨은 괴물도 아니고 쇼도 아니다.

그는 프로젝트다. 브루스 웨인은 자기 트라우마를 박쥐 형상으로 표현하는 예술가가 아니라,

도시의 범죄 구조를 흔들기 위해 공포와 상징, 자본과 기술을 결합해 만든 작전의 설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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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비긴즈]의 핵심은 “왜 배트맨은 박쥐 옷을 입는가”를 거의 기능적으로 설명한다는 데 있다.

브루스는 범죄자에게 공포를 되돌려주기 위해 박쥐를 택한다.

그는 훈련을 받고, 리그 오브 섀도우에서 폭력과 은신을 배우며,

웨인 엔터프라이즈의 기술과 알프레드, 루시어스 폭스, 고든의 협력을 통해 배트맨이라는 시스템을 만든다.

놀란의 배트맨은 초자연적 전설이 아니라, 훈련·자본·기술·심리전·정보망으로 구성된 불법적 도시 개입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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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놀란의 고담은 버튼의 고딕 무대와 다르다.

[배트맨 비긴즈]에는 아직 어둡고 비현실적인 세트성이 남아 있지만, [다크 나이트]로 가면 고담은 거의 현대 대도시가 된다.

금융가, 경찰서, 법원, 병원, 항만, 도로, 지하 공간, 스카이라인이 중요해진다.

놀란의 고담은 “배트맨 같은 괴물이 어울리는 악몽”이 아니라,

부패한 제도와 범죄 경제가 돌아가는 사회 시스템이다. 마피아, 경찰, 검찰, 정치인, 언론, 시민 여론이 모두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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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놀란의 빌런은 배트맨의 심리적 쌍둥이라기보다,

배트맨의 프로젝트에 대한 철학적 반론이다.

라스 알 굴은 부패한 도시는 정화되어야 한다고 믿는 극단적 질서의 논리다.

그는 브루스가 범죄와 싸우고 싶어 하는 욕망을 더 거대한 문명 파괴 논리로 밀어붙인다.

브루스가 도시를 구해야 할 대상으로 본다면, 라스는 도시를 처분해야 할 대상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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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는 더 강력하다.

그는 돈에 관심이 없고, 기존 범죄조직의 논리도 따르지 않는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도덕과 질서가 위기 앞에서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지 실험하는 것이다.

배트맨은 상징으로 도시를 정화하려 하고, 조커는 상징이 더 큰 괴물을 불러왔음을 증명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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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페이스는 놀란 3부작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비 덴트는 배트맨과 달리 제도권 안에서 고담을 바꿀 수 있는 “화이트 나이트(백기사)”다.

그러나 조커는 그를 타락시켜, 정의의 제도적 희망을 복수와 우연의 논리로 바꿔버린다.

이때 배트맨은 진실을 감추고 거짓 상징을 떠안는다.

놀란에게 배트맨은 단순한 정의의 영웅이 아니라, 도시가 필요로 하는 거짓말까지 감당해야 하는 정치적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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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베인은 혁명과 해방의 언어를 사용한다.

그는 고담의 부자와 권력층을 처벌하겠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도시 전체를 점령하고 파괴하려 한다.

여기서 놀란은 배트맨이 만든 상징의 공백, 하비 덴트법이라는 거짓 평화, 계급적 분노와 테러리즘의 언어를 한꺼번에 다룬다.

물론 이 영화는 전작보다 훨씬 덜 정교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관심사는 여전히 같다.

배트맨이라는 상징이 도시의 장기적 정치 구조 안에서 어떤 부작용을 낳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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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의 색채는 비교적 절제되어 있다.

[배트맨 비긴즈]는 갈색과 주황, 어둡고 습한 도시 분위기가 강하고,

[다크 나이트]는 청색과 회색, 유리와 금속, 낮의 도시 공간이 중요해진다.

이 점도 흥미롭다. 놀란은 배트맨을 어둠 속에만 두지 않는다.

조커와의 전쟁은 대낮의 도로, 은행, 병원, 경찰서, 취조실에서도 벌어진다.

이것은 배트맨의 문제가 도시 전체의 공적 문제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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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와 촬영에서도 놀란은 배트맨을 고딕적 실루엣보다 도시적 스케일 안에 놓는다.

IMAX 촬영은 배트맨을 만화적 과장이 아니라 실제 대도시의 질량 속에 배치한다.

트럭 전복, 홍콩 침투, 고층 건물 활공, 터널 추격은 모두 “이 작전이 실제로 도시 공간 안에서 벌어진다”는 물리적 감각을 준다.

하지만 동시에 놀란의 약점도 여기 있다.

배트맨의 육체적 격투는 매우 둔하고, 세계 최고의 무술가라는 감각은 충분히 살지 않는다.

놀란의 배트맨은 작전과 상징으로는 강하지만, 몸으로는 종종 약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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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놀란의 배트맨은 가장 강력하게 “배트맨은 사회에서 무엇인가”를 묻는다.

버튼이 배트맨을 고담의 괴물로 만들었다면, 놀란은 배트맨을 고담이라는 시스템에 투입된 상징적 무기로 만든다.

그의 진짜 전장은 골목이 아니라 제도와 여론, 공포와 정의의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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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잭 스나이더의 배트맨: 신의 시대에 늙고 타락한 인간 전사

잭 스나이더의 배트맨은 다른 감독들의 배트맨과 출발점부터 다르다.

그는 단독 기원담의 주인공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그는 이미 오래 싸웠고, 이미 실패했으며, 이미 어느 정도 타락한 상태로 등장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슈퍼맨이라는 신적 존재를 마주하는 인물로 설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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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나이더의 배트맨은 “범죄 도시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보다

“신과 같은 힘이 존재하는 세계에서 인간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놓여 있다.

[배트맨 대 슈퍼맨] 초반 메트로폴리스 전투를 브루스 웨인의 지상 시점으로 다시 보여주는 장면은 이 버전의 핵심이다.

슈퍼맨과 조드의 싸움은 [맨 오브 스틸]에서는 신화적 초인들의 충돌이었지만, 브루스에게는 하늘에서 내려온 재난이다.

건물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죽고, 인간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 장면에서 배트맨은 슈퍼맨을 도덕적 인물로 보기 전에, 먼저 통제 불가능한 신적 재앙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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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브루스 웨인은 오래된 전사다.

로빈의 죽음이 암시되고, 범죄자에게 낙인을 찍으며, 폭력을 거의 처벌의 언어로 사용한다.

그는 여전히 배트맨이지만, 놀란식 윤리적 절제나 리브스식 미숙한 탐색과는 다르다.

그는 이미 수십 년간 싸운 끝에 냉소와 공포에 잠식된 인물이다.

스나이더는 배트맨을 완성된 영웅으로 소개하지 않고, “배트맨이 오래 싸우다 자기 원칙을 잃으면 어떻게 되는가”라는 상태로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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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나이더의 색채와 구도는 이 배트맨을 신화화한다.

어둡고 금속적인 톤, 번개와 비, 불타는 폐허, 거대한 갑옷, 낮게 깔린 카메라와 역광의 실루엣이 중요하다.

스나이더는 배트맨을 현실 공간에 자연스럽게 놓기보다, 한 장의 코믹북 패널이나 종교화처럼 세운다.

특히 강화복을 입고 슈퍼맨을 기다리는 배트맨은 현실적 전술가라기보다, 신을 죽이러 나선 중세 기사처럼 보인다.

잭 스나이더의 배트맨은 가장 육체적이다.

창고전은 역대 실사 배트맨 중 가장 강력한 격투 장면으로 자주 언급된다.

배트맨은 빠르고 무겁고 잔혹하게 움직인다.

벽에 적을 박고, 상자를 부수며, 총을 빼앗고, 칼을 피하고, 한 방 한 방에 체중이 실린다.

이 장면은 스나이더 배트맨의 매력을 잘 보여준다.

그는 드디어 “코믹스에서 보던 무시무시한 전투형 배트맨”처럼 움직인다.

하지만 이 장면은 동시에 위험을 보여준다. 이 배트맨은 거의 살상에 가까운 폭력을 행사한다.

차량 추격 장면에서도 적들이 죽는 것처럼 보이고, 배트맨은 이미 선을 넘은 인물처럼 찍힌다.

이는 단순한 캐릭터 붕괴라기보다 스나이더가 의도한 타락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영화가 그 타락을 얼마나 분명하게 비판하고 회복시키느냐인데, 이 부분에서 관객 반응이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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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나이더의 빌런 구조도 특이하다.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배트맨의 진짜 상대는 처음에는 슈퍼맨이다.

슈퍼맨은 이 세계에서 신의 이미지이고, 배트맨은 그 신을 두려워하는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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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루터는 이 두려움을 조종하는 인물이다.

그는 신을 증오하고, 신이 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참지 못하며, 배트맨의 공포를 이용해 슈퍼맨을 죽이려 한다.

둠스데이는 그 신화적 충돌의 마지막 괴물이다. 이 모든 구도는 탐정극이나 범죄극보다 종교적·신화적 충돌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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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나이더의 배트맨이 흥미로운 이유는 그가 이상적인 배트맨이 아니라는 데 있다.

그는 옳은 배트맨이 아니라 잘못된 배트맨이다.

신과 괴물의 시대에, 인간이 공포와 트라우마를 이기지 못하면 어떤 폭력으로 변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슈퍼맨의 희생 이후에야 그는 다시 영웅의 길로 돌아가려 한다.

안타깝게도 시리즈의 단절과 초기화로 더는 볼수 없게 된게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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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맷 리브스의 배트맨: 복수에서 희망으로 가는 젊은 탐정

맷 리브스의 [더 배트맨]은 겉보기에는 놀란 이후의 또 다른 현실적 배트맨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놀란과 상당히 다르다.

놀란의 배트맨은 도시를 바꾸기 위한 전략적 프로젝트로 시작한다.

리브스의 배트맨은 아직 자기 자신이 무엇인지 모르는 젊은 인물로 시작한다.

The Bruce Wayne Scene In The Batman That Went Too Far

로버트 패틴슨의 브루스 웨인은 거의 브루스 웨인으로 살지 않는다.

그는 사교계의 억만장자 가면을 만들지 못했고, 웨인 가문의 상속자로서 사회적 역할도 방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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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밤마다 배트맨으로 나가 범죄자를 때려눕히고, 자기 자신을 “복수”라고 부른다.

이 말은 멋있지만 동시에 위험하다. 영화는 초반에 그의 등장을 공포스럽고 멋지게 찍지만,

점차 그 공포가 도시를 치유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Gotham Square | The Batman Universe Wiki | Fandom

리브스의 고담은 비에 젖은 누아르 도시다.

어둡고 더럽고, 클럽과 지하철, 낡은 아파트와 부패한 경찰, 마피아와 정치권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버튼의 고담이 악몽이라면, 리브스의 고담은 썩은 현실의 질병이다.

놀란의 고담이 제도와 테러의 도시라면, 리브스의 고담은 오랫동안 감춰진 부패가 곪아터진 도시다.

9 Times Robert Pattinson's Batman Was An Actual Detective

이 영화에서 배트맨은 마침내 탐정으로 기능한다.

그는 범죄 현장에 들어가고, 단서를 읽고, 암호를 해석하며, 사진과 권력 관계를 추적한다.

그러나 리브스의 탐정극은 단순히 “범인을 찾아라”가 아니다.

배트맨은 리들러를 쫓으며 고담의 부패가 어디에서 왔는지, 웨인 가문과 도시의 구원 약속이 어떻게 왜곡되었는지,

자기 자신이 믿고 있던 복수의 이미지가 어떤 괴물을 낳았는지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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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러는 리브스 배트맨의 가장 정확한 거울이다. 둘 다 고담의 부패에 분노한다. 둘 다 밤과 가면 뒤에서 행동한다.

둘 다 자신이 정의를 수행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리들러는 자기 분노를 공개 처형, 온라인 숭배, 테러로 확장한다.

Who Is The Riddler Goon Batman Almost Killed (& Why He Says

리들러의 추종자들이 “나는 복수다”라는 말을 반복할 때,

배트맨은 자신의 상징이 범죄자들에게만 공포를 준 것이 아니라,

같은 방식으로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폭력의 언어를 제공했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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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더 배트맨]의 결말은 빌런을 잡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리들러는 체포되었지만 도시를 물에 잠기게 만들고, 배트맨은 거기서 처음으로 다른 방식의 상징이 된다.

그는 어둠 속에서 튀어나와 범죄자를 때리는 존재가 아니라, 붉은 플레어를 들고 물에 잠긴 사람들을 이끄는 존재가 된다.

이 장면은 매우 직접적이다. 배트맨은 복수의 그림자에서 희망의 불빛으로 이동한다.

The Batman Director Explains Batmobile Chase Scene's Upside Down Shot

리브스의 색채는 검정과 붉은색, 주황빛 가로등, 비에 반사되는 네온, 어둠 속의 피부톤으로 구성된다.

영화 전체가 축축하다. 버튼의 검정이 고딕적이고, 스나이더의 검정이 금속적이라면,

리브스의 검정은 젖어 있다. 고담은 마치 끝없이 비가 내리는 부패한 육체처럼 보인다.

구도는 배트맨을 멋진 아이콘으로 만들면서도, 그가 아직 사람들과 제대로 연결되지 못한 고립된 관찰자임을 계속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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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스의 액션은 놀란보다 육체적이지만, 스나이더보다 덜 초인적이다. 배트맨은 맞고, 버티고, 어설프게 추락하고, 분노로 밀어붙인다.

그는 완성된 무술 마스터라기보다, 방탄복과 고통 감내, 집요함으로 싸우는 청년이다.

배트모빌 추격 장면도 슈퍼히어로의 완벽한 장비 과시라기보다,

지옥에서 튀어나온 괴물이 도로 위를 질주하는 공포 영화처럼 찍힌다.

맷 리브스의 배트맨은 매우 중요한 전환점에 있다. 그는 아직 도시를 구하는 법을 모른다.

그는 범죄자를 두렵게 하는 법은 알지만, 시민을 안심시키는 법은 모른다.

영화는 바로 그 배움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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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가면, 같은 망토, 같은 부모의 죽음에서 출발했지만,

감독이 바뀌면 배트맨은 고딕 동화, 네온 캠프, 도시 정치극, 신화적 전투화, 누아르 탐정극으로 완전히 달라진다.

배트맨이라는 캐릭터가 강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하나의 정답으로 닫힌 영웅이 아니라, 시대와 감독의 불안을 받아들여 계속 다른 괴물이 될 수 있는 가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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